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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우스님 |
대사는 선천이년 즉 서기 713년 8월 3일에 돌아가셨다. 돌아가시기 2년전에는 신주 국은사에 탑을 만들고, 25일전인 7월 8일에는 문인들을 불러 떠날것을 알렸다.
대사께서 “나는 8월이 되면 세상을 떠나고자 하니 너희들은 의심이 있거든 빨리 물어라. 너희들을 위하여 의심을 부수어 마땅히 미혹을 다 없애어 너희들로 하여금 안락하게 하리라. 내가 떠난 뒤에는 너희들을 가르쳐 줄 사람이 없으리라.”하였다.
하지만 혜능 대사 사후에 기라성 같은 제자들이 배출되어 6조의 가르침은 면면히 이어져 내려왔다. 남악 회양선사나 청원 행사, 일숙각(영가스님)등이 있고, 특히 회양선사 밑으로 수많은 제자들이 배출된 것은 익히 아는 사실이다. 하지만 육조단경에 이러한 제자들의 이름이 나오지 않는 것은 불가사의한 일이다.
혜능대사의 고별에 슬피우는 제자들을 향해 “너희들이 슬피우는 것은 곧 나의 가는 곳을 몰라서이다. 만약 가는 곳을 안다면 곧 슬피울지 않으리라. 자성의 본체는 남도 없고 없어짐도 없으며 감도 없고 옴도 없느니라.” 하였다.
이는 중도를 말한 것이다. 부처님의 수제자인 사리불이 성밖으로 나가며 월상녀가 들어오는 것을 보고 어디가십니까하고 물었을 때 “스님과 꼭같이 갑니다”라고 대답했다.
중생을 떠나서는 부처의 마음이 없다
미혹하면 중생이요 깨치면 부처이니
우치하면 중생, 지혜 중생이 부처니라
이것은 본질적으로 얘기했을 때 생하는 것도 없고 멸하는 것도 없으며, 가는 것도 없고 오는 것도 없기 때문이다. 대사는 진가동정게를 주며 이것을 의지해 수행해서 종지를 잃지 말라고 했다. 여기서 진실하고 고요한 것은 쌍차를 말하고, 거짓되고 움직이는 것은 쌍조, 즉 작용을 말하니 진가동정게는 모든 존재가 중도로 존재하고 있다는 것을 말해주는 중도게이다.
여기서 6조의 가르침은 ‘움직이는 것을 보고 있는데, 움직임 속에서 움직이지 않음을 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 가르침은 본래 다툼이 없음이라, 다투지 않으면 도의 뜻을 잃지 않게 된다는 의미이다.
예를 든다면 부모가 똑같이 아이를 위하면서도 아이 때문에 싸운다. 자기의 주장만을 앞세운다. 이것은 아이를 위하는 것이 아니다. 아이를 위한다면 양보하고 절충해야지 의견이 서로 다르다고 싸워서는 안된다. 이 도리를 안다면 여야 국회의원들이 국민을 위하고 국가를 위한다고 하면서 서로 싸우지는 않을 것이다.
전게(게송을 전함)
상좌가 스님이 가신뒤 가사와 법을 누구에게 부촉하겠느냐고 물었을 때 대사가 대답했다.
“법은 전하여 마쳤으니 너희는 모름지기 묻지 말라. 내가 떠난 뒤 이십여년에 삿된 법이 요란하여 나의 종지를 혹란케 할 것이다. 그러나 어떤사람이 나와서 몸과 목숨을 아끼지 않고 불교의 옳고 그름을 결정하여 종지를 세우리니, 이것이 곧 나의 바른 법이다. 그러므로 가사를 전하는 것은 옳지 않다.”
제일조 달마화상의 게송에 말씀하셨다.
“내 본시 당나라에 와서 부처님 가르침을 전하여 미혹한 중생을 구하노니 한 꽃에 다섯 잎이 열리어 그 결과가 자연히 이루리로다.”
여기서 다섯잎은 5조까지 내려왔음을 말한 것이고, 한 결과는 육조스님이 열린 것을 의미한다.
6조 혜능의 게송에 말한다.
“마음의 땅이 뜻의 씨앗을 머금으니 법의 비가 꽃을 피운다.
스스로 꽃 뜻의 씨앗을 깨달으니, 보리의 열매가 스스로 이루는 도다.“
이분법적사고를 하면 중생면할수 없고
중생을 면하지 못하면 깨닫지 못한다
화두가 이분법적사고 없애는 비방약이다
6조스님은 제자들에게 이 게송을 의지하여 수행하면 반드시 자성을 볼것이라고 말했다. 자성을 본다는 것은 견성이고, 견성하면 견성도인이 되는 것이다. 반면에 형상으로 보는 것은 내다 니다에 집착하는 것이고, 이렇게 이분법적으로 구별하면 남과 갈등하고 대립하게 되고, 전쟁과 싸움을 하게 된다.
그러므로 누구나 가지고 있는 마음의 땅에 삿된 꽃을 피워 무명업을 짓고 업의 바람에 흔들리든가, 아니면 마음의 땅에 바른 꽃을 피워 반야의 지혜를 닦아 깨달음을 이루든가는 자신에 달려 있는 것이다.
전통(법을 전한 계통)
돈교법의 전수는 예부터 지금까지 몇 대냐는 상좌들의 물음에 대사가 답했다.
처음은 일곱부처님으로부터 전수되었으니, 석가모니불은 그 일곱째이시다.
대가섭은 제팔, 아난은 제구, 말전지는 제십, 상나화수는 제십일, 우바국다는 십이, 제다가는 십삼, 불타난타는 십사, 불타밀다는 십오, 협비구는 십육, 부나사는 십칠, 마명은 십팔, 비라장자는 십구, 용수는 이십, 가나제바는 이십일, 라후라는 이십이, 승가나제는 이십삼, 승가야사는 이십사, 구마라타는 이십오, 사야타는 이십육, 바수반다는 이십칠, 마나라는 이십팔, 학륵나는 이십구, 사자 비구는 삼십, 사나바사는 삼십일, 우바굴은 삼십이, 승가라는 삼십삼, 수바밀다는 삼십사, 남천축국 왕자 셋째 아들 보리달마는 삼십오, 당나라 스님 혜가는 삼십육, 승찬은 삼십칠, 도신은 삼십팔, 홍인은 삼십구, 나 혜능이 지금 법을 받은 것은 제 사십대이니라.
진불(참부처)
육조스님께서 참부처를 보는 해탈의 노래(見眞佛解脫頌)를 남기니 “만약 뒷 세상 사람들이 부처를 찾고자 할진대는 오직 자기 마음의 중생을 알라. 그러면 곧 능히 부처를 알게 되는 것이니, 곧 중생이 있음을 인연하기 때문이며, 중생을 떠나서는 부처의 마음이 없느니라.”하였다.
곧 미혹하면 부처가 중생이요 깨치면 중생이 부처이며,
우치하면 부처가 중생이요 지혜로우면 중생이 부처이니라.
이는 우리가 이분법적 사고를 하며 남자다 여자다, 있다 없다를 구별하고 있으면 서로 갈등하고 대립할 수밖에 없으니 중생을 면할 수 없는 것이다. 중생을 면하여 깨치려면 이러한 이분법적 사고를 여의지 않고서는 결코 깨달을 수 없음을 말해준다.
그리고 이분법 사고를 없애는데 가장 좋은 비방약은 화두이다. 화두들 들고 수행을 하다보면 이분법 사고를 서서히 녹혀간다. 이렇게 하여 중도로 사고하기 직전까지 가면 들고있던 화두가 이해가 되고 화두의 뜻이 뭐구나 하고 알게 된다. 이렇게 화두가 중생심을 녹이는 비방약이 되는 것이다.
“마음이 험악하면 부처가 중생이요 마음이 평등하면 중생이 부처이니 한평생 마음이 험악하면 부처가 중생 속에 있도다.
만약 한생각 깨쳐 평등하면 곧 중생이 스스로 부처이니 내 마음에 스스로 부처가 있음이라 자기 부처가 참 부처이니 만약 자기에게 부처의 마음이 없다면 어느곳을 향하여 부처를 구하리요.”
대사께서 작별에 앞서 자성진불해탈송을 말씀하셨다.
진여의 깨끗한 성품이 참 부처요, 삿된 견해의 삼독이 곧 참 마군이니라.
삿된 생각 가진 사람은 마군이 집에 있고, 바른 생각 가진 사람은 부처가 곧 찾아오는도다.
성품 가운데서 삿된 생각인 삼독이 나나니, 곧 마왕이 와서 집에 살고,
바른 생각이 삼독의 마음을 스스로 없애면 마군이 변하여 부처되나니, 참되어 거짓이 없도다.
화신과 보신과 정신이여, 세 몸이 원래로 한몸이니, 만약 자신에게서 스스로 보는 것을 찾는다면 곧 부처님으ㅟ 깨달음을 성취하는 씨앗이니라.
본래 화신으로부터 깨끗한 성품이 나는지라. 깨끗한 성품은 항상 화신 속에 있고
성품이 화신으로 하여금 바른 길을 행하게 하면 장차 원만하여 참됨이 다함 없도다.
만약 수행하여 부처를 찾는다고 할진대는 어느 곳에서 참됨을 구해야 할지 모르는도다.
스스로 참됨을 구하지 않고 밖으로 부처를 찾으면, 모두가 크게 어리석은 사람이로다.
모름지기 스스로 닦으라, 이에 의지하지 않으면 크게 부질없으리로다.
이 세상 모든 사람들은 행복을 목표로 살아가고 있다. 그러나 자기도 모르게 행복과는 반대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행복은 중도를 알고 노력할 때 주어지는 것이지 이분법적 사고를 가지고 있는 한에는 결코 행복으로 나아갈 수 없다는 것을 깊이 인식해야 한다.
멸도
“내가 떠난 뒤에 세상의 인정으로 슬피 울거나, 사람들의 조문과 돈과 비단을 받지 말며, 상복을 입지 말라. 성인의 법이 아니며 나의 제자가 아니니라.”
이것이 중도이다. 중도적인 마음을 가지고 장례지내고, 중도적인 마음을 가지고 생활하고, 학교 다니고, 사회 생활하면 이 세상이 정말 좋은 세상이 될 것이다.
대사가 이 말을 마치고 밤 삼경에 이르러 문득 돌아가시니 대사의 춘추 일흔여섯이었다.
대사가 돌아가신 날, 절 안은 기이한 향태가 가득하여 여러날이 지나도 흩어지지 않았고, 산이 무너지고 땅이 진동하며 숲의 나무가 희게 변하고 해와 달은 광채가 없고 바람과 구름이 빛을 잃었다.
돌아가시고 3개월 후인 동짓달에 이르러 큰 스님의 영구를 모시어 조계산 남화사에 장사지내니 소주자사 위거는 비를 세우고 계속 공양 했다.
대사가 돌아가신후 두곳에서 서로 장사지내겠다고 다투므로 향을 꽂아 향의 연기가 향하는 곳에서 장사지내기로 합의했는데, 향의 연기가 소주 쪽으로 향하여 소주에서 장사지냈다고 한다.
육조 혜능대사는 육조단경에서 일관되게 가르치고 있는 것이 돈교이며 중도의 가르침이다. 중도를 알아 중도적인 마음으로 생활하면 갈등이 없어지고 행복하게 살수 있다. “부처님의 가르침은 중도이고, 우리 모두는 중도적인 삶을 살도록 합시다.”
정리=한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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