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정치에 관심을 안 가지면 우리보다 못한 사람들에게 지배를 당하게 된다는 유명한 말이 있다. 그러므로 우리는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해서 정치와 정치가들에게 적극적인 관심을 가져야 한다. 정치권에서 보수와 진보가 항상 이념을 내세우며 싸우지만 그것은 표면적인 이유이고 사실은 모두 이권 때문에 싸운다. 그래서 영남의 인재들은 그들의 신념과 상관없이 대부분 보수파에 가입하고 반대로 호남의 인재들은 진보에 가담한다. 영남권 인사들은 젊었을 때는 운동권이었던 사람도 결국 보수로 돌아선다. 그것이 먹고 살기 편하기 때문이다.
선거철만 되면 보수파들은 호남 주민들이 진보 정치가들에게 몰표를 던진다고 비난을 한다. 그런데 엄밀히 들여다보면 영남도 보수 정치가들에게 몰표를 던지는 것은 마찬가지며 오히려 호남보다 더 몰표를 던진다. 호남에는 순수한 호남 사람들만 살기 때문에 몰표가 나오지만 영남에는 산업이 발전해서 외부 사람들이 많이 유입되어 함께 살기 때문에 몰표가 조금 덜 나오는 것처럼 보인다. 그런데 외부에서 유입된 사람들을 제외하면 보수 정치인들에게 투표하는 영남의 투표율은 오히려 호남의 몰표보다 더 높다. 필자는 주변에 있는 사람들 중에서 호남 사람이 영남사람인 노무현과 문재인에게 투표한 사람은 많이 보았지만 영남 사람들이 호남 정치인에게 투표를 했다는 말은 들어본 적이 없다.
쌀 99섬을 가진 사람이 쌀 1섬 가진 사람의 것을 빼앗으려고 한다는 옛말이 있다. 가진 사람들이 더 독하다는 뜻이다. 그래서 그들이 부자가 되는 것이다. 부자들은 기득권을 지키려고 없는 자들을 처절하게 짓밟는다. 검사들은 수백만 원의 식사나 음주가무를 수시로 즐기면서도 일반인이 몇 만원의 식사만 해도 들쑤시면서 수사하고 심지어 압수수색을 커피 마시듯이 자주 한다. 호랑이가 없어지면 늑대가 왕이 된다는 말처럼 군인들이 사라지니 검사가 왕이 되어 세상을 다스린다.
최근에 조계종단에서 해봉당 자승대종사가 경기도 모 사찰에서 소신공양을 하면서 입적했다고 발표했다. 자승대종사는 지난해에는 불교 발전을 위해서 대규모의 대중을 이끌고 인도순례를 마쳤고 최근에도 야심차게 10년간 장기 계획으로 대학생전법위원회를 적극 지원하겠다고 발표하면서 “대학생 포교는 의무 이전에 생존의 문제”라며 대학생전법위의 신심과 원력을 독려하셨다. 그 뿐만 아니라 현 정부의 독재를 강하게 비판하는 행보를 보여 주셨는데 자승대종사의 예기치 못한 입적으로 그런 일들이 중단됨을 참으로 안타깝게 생각한다.
요즈음은 종교가 사회를 이끌고 가야하는 본연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오히려 대중들의 걱정거리가 되었고 정치는 점점 국민을 괴롭히면서 후퇴하고 있어서 나라의 꼴이 말이 아니다. 나라의 상태가 이렇게 지속된다면 차라리 생활비도 적게 들면서 기후도 온화한 동남아로 이주해서 사는 것이 더 마음이 편할 것 같다는 생각이 강해지고 있다. 그런데 왜 정치권에서 훌륭한 사람이 지도자로 선출이 잘 안될까? 이유는 간단하다. 지도자를 결정하는 투표권을 가진 대중이 훌륭한 사람을 잘 알아보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것이 민주주의의 치명적인 맹점이다. 그리고 선거제도에도 문제점이 있어서 설상가상 더 나쁜 결과를 초래한다.
현재의 투표제도는 중요한 정치적 결정을 하는데 정치학 박사 1명보다 정치를 전혀 모르는 무지한 2명의 힘이 더 크게 나타난다. 그것을 막으려면 국민의 투표권을 차등화해야 한다. 미성년자들에게 판단력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투표권을 박탈하는 것이 정당하다면 역으로 유능한 사람에게 투표권을 더 많이 부여하는 것도 정당하고 나이가 지나치게 많은 사람의 투표권을 박탈하는 것도 정당한 것이다.
국가의 중요한 결정에 능력자들, 예를 들면 고학력자나 고액세금 납부자들이 영향력을 더 많이 가져야 한다. 학력을 몇 개의 등급으로 나누어 차등 투표권을 주어야 한다. 1국민이 1투표권을 행사하니까 정치가들이 양식 있고 깨우친 사람들보다 어리석은 자들에게만 잘 보이려고 노력해서 높은 자리를 차지하고 부정부패에 앞장선다.
그리고 고액 납세자에게 투표권을 더 많이 주어서 국가 경영에 더 많은 영향력을 행사할 뿐만 아니라 고액 납세가 자부심이 되도록 해주어야한다. 그러면 모두 세금을 스스로 많이 내려고 할 것이다. 그러면 사교클럽에서 무슨 학교를 나왔냐가 아니라 세금을 얼마나 냈느냐가 그 사람의 가치를 판단하는 기준이 될 것이다. 세금을 많이 낸 것은 국가 경영에 크게 공헌하는 것이며 그것을 가문의 자랑으로 여길 수 있다면 누가 세금을 안 내려고 요리조리 피하겠는가? 국가 유공자의 집 앞에 표지를 달듯이 세금 많이 낸 사람도 국가 유공자의 대우를 받아야 하고 그 사람의 집 앞에 표지를 달아서 주변 사람들이 예우를 표하게 해야 한다. 그러면 모두 자발적으로 세금을 낼 것이며 정부는 세수 걱정은 안 해도 된다.
국가의 경제 정책을 결정하는 일에 기업가와 노숙자 한 사람이 똑같이 같은 권리를 행사하는 것이 공정한 일일까? 노숙자들의 의사를 중점적으로 정책에 반영해서 복지 정책만 강화하다가 기업이 망하면 노숙자에게 복지를 무슨 수로 실현할 수 있을까?
나라가 정상적으로 발전하려면 진보와 보수의 균형적인 정책이 필요하다. 그런데 그것이 현실적으로 같은 시기에 실현하는 것은 매우 어려우므로 어쩔 수 없이 진보 정권과 보수 정권이 교대로 들어 와서 균형을 맞추게 되는 것이다. 투표권을 행사할 때 학력을 우대하거나 고액 납세자를 우대하는 기준이 공정하지 못해서 약간의 문제를 야기할 가능성은 있지만 그런 부작용 때문에 모두 똑같은 권한을 가지도록 무조건 평등하게 대우한다면 문제가 더 많아진다는 것은 분명하다.
사회 발전은 경쟁력의 강화에서 나오는 것이고 경쟁심은 건전한 차이의 존재에서 비롯된다. 그리고 능력 있는 자가 대우 받는 것이 바로 진정한 공정이다. 현재의 민주주의 의사결정방식은 최선의 방식이 아니라 차선의 방책을 택한 것이다, 진리를 논하는 학교에서는 민주주의 방식이 필요 없다. 선생 한 명이 모든 학생을 이길 수도 있고 전교 1등이 나머지 전체학생을 이길 수도 있는 것이고 이것이 부당한 것이 아니다. 민주주의는 완벽한 제도가 아니며 따라서 민주주의도 진화해야 한다.
더 좋은 방법이 있는데 시행하기 복잡하다고 채택하지 않는다면 더 이상의 진화는 일어나지 않는다. 세계 제1의 강국이 되려면 다른 나라와는 다른 점이 있어야 한다. 시험제도와 선거제도는 민족의 미래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제도이므로 시행에 어려움이 있더라도 개선해야 한다. 정신 상태에 문제가 있는 군인에게 실탄이 들어있는 총을 맡기지 않듯이 판단력에 문제가 있는 사람에게 투표권을 부여하지 않는 것이 마땅하다.
모든 국민이 똑같은 권리를 가진다는 것이야말로 불공정이다. 진정한 공정은 능력에 따라서 형평을 이루는 것이다. 중고등학교의 내신제처럼 국민도 내신제가 적용돼야한다. 모든 학생이 성적과 상관없이 똑같이 대우 받아서는 안 되듯이 모든 국민도 판단력과 상관없이 똑같이 투표권을 가져서는 안 된다. 판단력의 차이에 따른 투표권의 차등화가 진정한 공정이며 참다운 평등이고 바람직한 정의다. 적당한 스트레스(긴장감)와 공정한 차이는 오히려 건강과 발전의 힘이 된다. 국민의 판단력을 어떻게 공정하게 판단할 것인가에 논란이 많겠지만 상당한 오차가 있더라도 구분을 안 하는 것보다 하는 것이 나으므로 해야 한다.
배길몽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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