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세기 이전에는 체력이 국방을 위한 전투력의 근본이었고 중세기 이후에는 체력이 산업의 동력이었다. 그리고 지금은 산업현장에서도 힘든 일은 기계나 로봇이 맡아서 하므로 인간의 힘이 스포츠 외에는 쓸 일이 없어져가고 있다. 그런데 오늘날의 스포츠가 스포츠의 목적에 위배되는 길로 가고 있으므로 그 점을 논해보겠다. 스포츠의 근본 목적은 건강유지에 있는 것이며 시합에 나가서 상을 타는 것이 아니다. 상을 타기 위한 스포츠는 지나친 훈련으로 선수들을 골병들게 하는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 이제 스포츠는 선수 양성을 위한 스포츠가 아니라 온 국민의 건강을 위한 생활 스포츠여야 한다. 그러려면 선수양성을 위한 거대한 체육대회가 아니라 마을 대항 운동회 수준으로 체육활동의 방향을 바꾸어야 한다. 소규모 단위의 생활체육대회를 활성화하고 전국체전과 같이 거대한 규모의 체육대회를 열면 안 된다. 그 이상을 넘어서면 선수가 직업화되고 순수한 아마추어정신은 사라지며 오히려 선수의 건강을 해친다.
전국체전이 없어지면 올림픽에 나가서 입상할 만한 선수도 없어지겠지만 그것을 걱정할 필요는 없다. 과거에는 국위선양을 위해서 올림픽이나 월드컵 대회를 활용했지만 이제는 국위선양도 충분히 이루어졌으므로 지금부터는 삶의 질을 높이는데 힘써야 한다. 국제대회에서 입상을 목표로 열심히 노력하는 선수들에게는 미안하지만 이제는 국제대회에 입상하면 정부가 보상하는 제도나 관행을 없애야 한다. 그것은 엄밀하게 말하면 아마추어 정신에 위배되는 것이며 입상하는 선수들을 골병들게 할 뿐만 아니라 입상을 하거나 프로가 되려고 훈련하는 대부분의 선수들이 결국에는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고 좌절하는 잘못된 방식이다. 학생 스포츠도 이제 방법을 바꿔야 한다. 학생이 공부는 대충 하고 운동만 집중하는 것이 어찌 학생이 할 일이란 말인가? 학생들이 운동하는 이유는 건강을 획득하여 학업을 훌륭히 성취하려는 것이므로 선수가 되기 위한 맹목적인 운동은 지양해야 한다.
일반 동물 세계에는 스포츠가 없으며 그저 살기위해서 열심히 뛰어 다니고 있을 뿐이다. 스포츠는 인간이 발명한 잔인한 시합이다. 과거 로마 제국에서 강한 군인을 양성하기 위하여 시합을 시켰던 것에서 점점 발전하여 스포츠의 게임화가 이루어졌다. 이제 인간들도 다시 자연의 법칙으로 돌아가서 건강을 위한 스포츠만 발전시켜야 한다. 유태인들은 올림픽 메달에는 관심이 없지만 세계적인 학자와 금융의 큰손이 가장 많다는 것을 참고하라. 운동은 자체가 목표가 아니라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수단이어야 한다. 운동뿐만 아니라 과학과 종교도 결국 인간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수단이어야 한다.
석가모니 부처께서는 과학자들처럼 실험을 해서 우주 원리를 깨우친 것이 아니라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을 통찰할 줄을 알았기 때문에 우주의 원리를 올바르게 깨달을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과학자들은 눈에 보이는 것만 인식하므로 인식의 오류가 발생하고 거기서 출발한 이론들에는 오류투성이다. 만유인력이나 상대성이론부터 열역학법칙이나 전자기파이론까지 오류로 가득하다. 그런데 기존 과학에 오류가 있다면 왜 전기는 잘 흐르고 인공위성도 잘 돌고 있을까? 언어에서 이중 부정은 긍정인 것처럼 과학에서도 오류가 겹치면 서로 상쇄되어 오류가 외부로 나타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의 과학은 하나의 이론으로 우주를 전부 설명하지 못하고 상황에 따라서 국소적인 곳에만 적용되는 개별적인 이론으로 설명할 수밖에 없는 매우 비과학적인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과학에서 기본적으로 주장하는 3개의 거대한 개별적인 이론 즉 만유인력, 상대성이론, 양자역학이 모두 진리라면 서로 통해야 하는데 그러지 않는다는 것은 역으로 세 개의 이론이 모두 진리가 아닐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이다. 그러나 그런 이론들이 현실에서 적절히 잘 통하고 있고 큰 불편이 없으므로 그렇게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있다. 그런데 종교에도 그런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여러 종교 이론이 하나로 통합되지 못하는 것은 대부분의 종교도 진리가 아닐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불교에서도 석가 부처께서 무아, 무상, 연기라는 훌륭한 이론으로 우주의 작동을 매우 잘 설명했는데도 불구하고 제자들이 부처님의 이론을 깊이 이해하지 못하고 계속 공사상이나 중관사상이라는 군더더기 이론을 첨가해왔다. 과학자들이 고전물리학만 제대로 이해했어도 충분히 우주의 모든 현상을 설명할 수 있었는데도 쓸데없이 새로운 상대성이론을 만들었듯이 불교학자들도 석가 부처님의 이론을 정확히 알지 못해서 쓸데없이 중관 사상이라는 이론을 첨가하는 것이다.
중관 사상의 옳고 그름에 대해서 중관 사상의 방식을 그대로 이용해서 표현하면, ‘중관 사상은 옳은 것도 아니고 그른 것도 아니다’라고 말 할 수 있다. 왜 그런지는 차후에 기회가 있으면 더 설명하기로 하고 우선 중관 사상의 문제점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는 예를 하나 들어보겠다. 불교계에서 큰 어른으로 존경받았던 성철 스님이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로다.’라고 유명한 법어를 선포했다. 성철 스님도 중관 사상을 열심히 공부했고 후학들에게 계속 설법해왔지만 오랜 세월동안 수행하고 탐구하면서 중관 사상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깨달았을 것이다.
성철 스님께서 중관 사상이 옳다고 끝까지 믿었다면 앞에서 말한 자신의 법어 대신에 중관 사상에 부합하도록 ‘산은 산이 아니요, 물도 물이 아니로다.’ 이런 식으로 말했어야 옳다. 그런데 성철 스님이 오랜 수행 끝에 중관 사상의 오류를 깨달았지만 자기가 평생 설법해오던 중관 사상에 문제가 있다고 차마 자기 입으로 말하기 곤란해서 후학들에게 중관 사상에 문제가 있다는 암시를 주려고 중관 사상과 반대되는 법어를 세상에 남겼을 것으로 추정된다. 우주의 작동 원리를 올바르게 이해하면 모든 현상은 매우 명쾌하므로 중관사상처럼 이것도 저것도 아닌 것은 없다.
배길몽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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