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설헌 허초희(1563~1589)는 조선 중기의 시인으로 강릉 초당에서 당대의 석학인 초당 허엽의 셋째 딸로 태어나, 허균의 누이로 27세의 짧은 생을 살다간 여류시인, 여성을 박대 시 하는 사회에 살다간 세 가지의 슬픈 사연을 남기고 갔습니다. 그는 어느 날 붉은 연꽃 스물일곱 송이가 지는 꿈을 꿉니다. 그리고 꿈에서 본 대로 붉은 연꽃처럼 세상을 등지고 맙니다.
허난 설헌은 잠에서 깬 뒤 꿈속 광상 산 에서 두 여인과 지었던 시를 기억하여 시를 지었습니다.
푸른 바닷물이
하늘 바다로 스며들고
푸른 난새는
오색 난새에게 기대고 있다.
연꽃 스물일곱 송이
붉게 떨어지니
달빛이
서리 위에 차갑기만 하다.
그런 뒤에 난설헌은 스물일곱 살이 되던 해, 갑자기 목욕을 한 후 새 옷을 갈아입고서 집안 가족들에게 오늘이 바로 삼구 홍타(紅墮) 이십칠의 수에 해당하는 날이며, 연꽃이 서리에 맞아 붉게 되어 떨어진 날이라고 하고서는 홀연히 눈을 감았다고 합니다. 아무런 병도 없이 고요히 한 많은 세상을 떠나갔습니다.
문화예술학 박사 담원 김창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