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문자(45.5x36cm)
금명 보정선사의 『다송시고』에는 동물이나 벌레 등에 대해 읊은 詩도 많은데, 그 가운데에서도 모기(蚊)에 관한 詩가 이채롭다. 아마도 모기 때문에 불면의 밤을 보낸 적이 많았던 모양이다.
증문자(憎蚊子)
삼베 밭에 사는 모기를
솔가지 베어다가 연기 피워 막으리.
처마 끝에 거미줄로 망을 치고
문 앞에는 주렴을 드리웠건만
털끝마다 맺힌 피, 벼리 주둥이로 배 채우고
졸개들은 늘어져서 한잔 차를 마시네.
격문 돌려 모캐불 진을 쳐서
오늘밤엔 반드시 물리치고 말리라.
무더운 여름휴가 철이다. 한여름 모기와의 한판 전쟁이다. 모기가 얼마나 미웠으면 제목도 「증문자(憎蚊子)」이겠는가? 모기를 막아보겠다고 솔가지로 연기피우고, 문에는 주렴을 드리우고, 이것도 모자라 거미의 힘을 빌려 처마 끝에 거미줄도 쳐 놓았건만 속수무책이다.
모기들은 벌써 피로 배를 채우고 한잔의 차로 벌써 입가심까지 한다. 속수무책인 다송자 이제는 격문을 돌려 이웃의 힘까지 모아 오늘 밤에는 반드시 물리치고자 다짐한다.
문화예술학 박사 담원 김창배
http://www.bulgyonews.co.kr/news/38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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