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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시: 2025/04/29 15:31:04  이한규
진불암에서

두륜산 대숲 길 지나 이르런 동백숲에

대웅전 산신각 요사가 둘러앉은 진불암

가을에는 연보라 아욱꽃 한창이더니

지금은 겨울 이긴 방초들이 나풀거린다

 

밭둑에 흩어진 기왓장 사금파리에서

세월의 흔적이 엿보이고

고승 대덕 독경소리 귓가에 쟁쟁한데

소리새 한가로이 산 숲을 난다

 

천년이면 어떠하고 천오백이면 어떠할까

그때 나는 절 밭 매던 아낙네였을까

발심한 공덕으로 토굴 선방에 들었으나

대숲 즈려밟고 지나는 바람 소리에 들뜬 마음 누르지 못해

끝내는 방선(放禪)하고 步行하러 뜨락에 내려서니

바람에 실려오는 천상의 환희

 

내가 있는 이곳이 兜率天 안뜰일세라

 

*안뜰은 내원을 말함

 

■시인 眞性華 이은숙(李恩淑) 프로필

•경남 진주출생

•월간 국보문학 詩부분 신인상

•한국문학신문 기자

•(사)국보문인협회 이사

•국보문학회원

•신서정문학회원

•남강문협회원

•본지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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